예전에 저장해놨던 토스 개발자분들의 대화를 오늘 봤다. 개발자라면 너무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나와서 기록해 본다.
대화를 거칠게 요약해보자면 결국 개발의 퀄리티보다는 제품의 성공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이건 내가 1년 반동안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제품을 성공도 시켜보고 실패도 시켜보면서 직접 체감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이 부분까지는 많은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지만, 이 대화에서 새롭게 다가왔던 부분은 "기능의 요구가 들어왔을 때 그 기능을 구현하는 것보다, 왜 그 기능이 필요한지를 먼저 파악함으로써 더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요구 사항 정의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자마자 내가 그동안 개발해왔던 것들 중 몇가지가 바로 떠올랐다. 애니메이션 라이브러리가 iOS에서만 작동을 안해서 시간을 끌다가 결국 GIF로 대체해서 해결한 기억, Segment 관련 요구사항을 내가 이해한대로 개발했다가 사실 다른 의도여서 전부 갈아엎었던 기억, '이게 좋은 기획인가?' 의문을 갖고 있던 부분을 괜히 긁어부스럼 만들고 싶지 않아 그대로 개발했다가 결국 visual QA 단계에서 갈아 엎어졌던 기억. 모두 내가 능동적으로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만드려고 시도했다면 단축될 수도 있었던 불필요한 과정들이었다.
이전에 이와 같은 맥락의 글이나 영상을 봤을 때는 단순히 "더 많이 질문해야지!"라는 결심으로 끝났고, 그것을 실천하면서 더 많이 성장하고 기획/디자인과 더 원활하게 소통하게 되었지만, 이번에 얻은 교훈은 어찌 보면 그보다 더 좋은 것 같다. 개발자가 단순히 지시에 따라 요구 사항을 들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제품에 관련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실제로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 그래서 토스에서는 개발자를 '메이커'로 부른다고 한다. 회사 연말 리뷰에도 적었던 내용이지만 앞으로 이 내용을 잘 기억하면서 일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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