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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리버김 2020. 5. 15.

5월 15일 아침,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일기를 쓴다. 조성진과 쾰른 필하모닉의 베토벤 협주곡 3번도 함께. 청파동은 숙대 번화가에 위치해 있지만, 주거지가 몰려있는 이쪽 골목은 하루종일 조용한 편이라 새소리, 빗소리와 같은 자연의 소리를 충만히 느끼기에 좋다.

 

매일 손으로 일기를 쓰는 건 손과 시간관리에 무리가 되는 느낌이 있어, 고민 끝에 티스토리를 일기의 터로 삼기로 했다. 오늘은 그 첫 시작을 하는 날이다.

 

어제, 그러니까 14일은 엄마가 서울에 오셨다. 엄마는 힘드실 텐데도 무척 기뻐보이셨다. 나도 엄마만큼이나 기뻐서, 엄마가 도착하시기 전 목욕을 깨끗이 하고 빵과 커피를 사놓았다.

 

엄마가 바리바리 싸오신 음식들을 정리하고는 한남동으로 넘어가서 태국 음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트위터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라 내가 소개해드렸는데 엄마도 충분히 만족하신 것 같아 기뻤다.

 

사실 오늘 엄마가 서울에 오신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관람을 위해서였다. 내가 인터넷에서 광고를 보고 엄마께 알려드렸는데 엄마도 여러 넘버들과 줄거리를 잘 알고 계셔서 함께 보기로 했었다.

 

입장 전 체온을 재고 마스크도 꼼꼼히 착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자리에 앉아서 오케스트라가 악기를 조율하는 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랜만의 공연 관람이기도 했고, 내가 고대하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설렜다. 내 기억 속 오페라의 유령의 인상은 강렬하게 남아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장면 중 하나다. 중학생 어느날 음악시간에 음악선생님께서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DVD를 틀어주셨는데, 팬텀 역을 맡은 카림 카림루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에 강하게 매료되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오페라의 유령의 줄거리는 인간 실존의 영역을 건드리고 있기도 하다. 개인적, 사회적 억압과 열등감, 질투 등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진실한 사랑과 연민만이 그것을 치유할 수 있다는 단순한 결말인 것 같기도 하지만 결말에서 유령은 그대로 사라지는 것을 택해 관객에게 삶의 결정권을 건네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엄마와 오랜만에 함께 보는 공연이라 즐거운 저녁을 보낼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왜인지 미래에 대한 고민에 잠겨 3시정도에나 잠이 들었다. 결론은 조금 더 코딩에 집중해야 하겠다는 것. 지속성, 안정성을 고루 갖춘 직업을 가지려면 정말 단단한 각오로 임해야 할 듯하다. 결연한 의지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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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6월 1일 새벽 2시. 얼른 자야 하기에 짧게 일기를 쓴다.

 

오늘로 개발자로 커리어패스를 수정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승운오빠와의 상담 후 내린 결정이다.

 

힘든 나날들이 예상되지만 누구보다 스스로를 믿어주며 앞으로 한발씩 내딛어보기로 한다.

 

또 요리를 취미로 만들어보기 위해 이전보다 다양한 식재료를 쓱배송으로 주문해보았다. 스팸덮밥, 삼겹살 깍두기 볶음밥 등 재미있는 요리들을 시도해 볼 생각이다.

 

이번주는 일요일에 있을 토익 시험을 준비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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