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끝까지 SSAFY와 취업으로 가득 찬 2022년이었지만, 겨우 정신을 차리고 개인적인 회고도 늦게나마 몇 자 적어 본다.
이제야 회고를 적는 것은 회사 수습 기간을 마치고 정직원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누구나 수습의 위치에서는 과거를 돌아볼 여유는 잘 나오지 않기 마련이라 생각한다 ㅎㅎ
2022년은 정말 코딩 외에는 별 것을 하지 않았다. 남은 시간에는 게임과 운동을 주로 했다. 생각해보면 좀 더 건강한 취미를 가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되돌아보면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지금의 나보다 훨씬 부족했기에 다른 것을 할 만한 정신적인 힘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개발자가 된 것에 대한 기쁨 만큼의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이런 경험으로부터 점점 하루하루에 충실하고 삶을 사랑하는 내가 되어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보내는 일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삶의 목적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철학과에서도 비슷한 주제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었지만, 삶의 유한성에 대한 인식이 삶에 대한 충실함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았었다.
아주 최근 즐겨 보는 '펄터뷰' 김풍 작가 편에서 아버지를 떠나 보냈던 김 작가의 경험을 들으면서 더욱 이런 생각이 강화되었던 것 같다. 그가 본 아버지는 매우 편안해 보였고, 그가 평생 지향했던 '편안한 삶'의 궁극적 목적은 곧 죽음이었던 건가 하는 충격이 강하게 찾아왔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깊이 느끼는 바가 있었지만,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얼만큼의 인간이 이런 삶에서 벗어나 있을까?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더욱 겸허해 지는 마음, 삶의 유한성이 알려준 시간과 삶의 가치가 나로 하여금 삶을 좀 더 사랑하게 해주었다면, 일은 그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내가 느끼기에 개발은 발산하는 활동인데, 개발을 통해 읽고, 익히고, 발산하고 또 그 내용을 정리하고 좋은 사람들과 나누면서 나의 장단점과 능력치를 점차 또렷하게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아직 나에게 남아 있는 유아적인 면들 역시 반성하게 되고, 그로써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의 삶과 생각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2023년은...
커리어적으로는 신입 개발자로서 능력치를 올리고 매 순간 충실하게 개발하고 공부하는 데 매진해야 할 것 같다. 또 지금 하는 것처럼 세계의 개발자들과 소통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걸 게을리 하지 말아야지. 우리나라 안에서만 머무르면서 놓치는 기회들이 너무나 많다.
여유가 있을 때는 항상 책을 많이 읽으면서 새로운 자극을 받고 싶다. 그리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의 깊이를 깊게 만들어야지.
새해에 운동을 다시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 점점 체력을 늘려서 단거리 마라톤에도 나가보고 싶다. 올해는 JTBC 마라톤 같은 대회들을 다시 시작하지 않을까?(작년에 이미 했을지도)
그 외에는 가족들과 더더 많은 시간 보내기, 유한한 삶을 조금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도록 현재를 살기와 같은 것들이 생각난다. 매일 조금씩 더 나와 다른 이들에게 정직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 가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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